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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검색어에는 감정이 숨어 있다 - 키워드로 읽는 사람의 마음 사람은 왜 검색창 앞에서만 솔직해지는 걸까.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속으로만 삼켜둔 불안,새벽 두 시에만 몰래 꺼내보는 궁금증그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남는다.나는 그 문장들을 '키워드'라고 부른다.하지만 그건 단지 분석의 이름일 뿐,실은 감정의 조각이다. 내가 마케터로 살면서 가장 놀란 순간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할 때였다.클라이언트의 검색 광고 성과를 분석하며나는 처음으로 ‘검색어’ 속에 감정이 있다는 걸 실감했다.“혼밥 맛집”, “조용한 카페”, “이별 후 괌 여행”숫자는 말이 없지만, 그 안엔 마음이 있었다.그 사람은 왜 ‘조용한’ 카페를 찾았을까.왜 하필 ‘혼밥’이었을까.우리가 분석한 건 전환 수치였지만,사실 그 밑바닥엔 ‘감정의 흐름’이 있었다.그때부터였다.나는 키워드를 ..
1편: 검색엔진은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물음은 처음부터 나를 괴롭혔다. 클릭률, 체류시간, 전환율. 이 세상이 좋아하는 숫자들은 마음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사람이 남긴 흔적일 뿐이다. 통계 속에서 사랑은 계산되지 않고, 공감은 순위에 오르지 않는다. 후원에서 퍼포먼스로, 진심에서 전환으로나는 한때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진심을 썼다. 장애인복지재단에서 후원 캠페인을 기획하던 시절, 한 줄의 문장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다. 누군가를 위한 글이었고, 그 글은 누군가에게 닿기도 했다. 그 시절엔, 숫자보다 따뜻함이 더 중요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따뜻함은 '전환율'이라는 단어로 바뀌었다. 나는 마케터가 되었고, 광고 예산과 데이터, A/B 테스트 속에서 살아갔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도달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