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검색엔진은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물음은 처음부터 나를 괴롭혔다. 클릭률, 체류시간, 전환율. 이 세상이 좋아하는 숫자들은 마음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사람이 남긴 흔적일 뿐이다. 통계 속에서 사랑은 계산되지 않고, 공감은 순위에 오르지 않는다. 후원에서 퍼포먼스로, 진심에서 전환으로나는 한때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진심을 썼다. 장애인복지재단에서 후원 캠페인을 기획하던 시절, 한 줄의 문장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다. 누군가를 위한 글이었고, 그 글은 누군가에게 닿기도 했다. 그 시절엔, 숫자보다 따뜻함이 더 중요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따뜻함은 '전환율'이라는 단어로 바뀌었다. 나는 마케터가 되었고, 광고 예산과 데이터, A/B 테스트 속에서 살아갔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도달하는 ..